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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10일차 - 자연사박물관 그리고 빈국립오페라극장

샤우트써니 2019. 3. 18. 19:30

2019년 1월 9일 수요일 - 비엔나 날씨 비

 

여행 막바지가 되어가니 몸이 축나기 시작한다. 역시 20대 시절만 생각하고 움직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숙소에서 좀 뭉그적거리다가 10시를 좀 넘어가는 때에 숙소주인분이 추천해주신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하였다. 박물관에 도착하니 전면에 똑같이 생긴 '미술사박물관'이 쌍둥이 처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재미났고, 중앙에는 역시나 시시왕비의 동상이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부족한 지식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없지만 비엔나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은 들려볼만한 곳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전시품만이 아니라 건물 자체, 그 안의 가구들, 수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역사와 오래 전부터 과학을 향한 열망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연구와 수집이라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된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보기에 힘들 정도로 박제된 채 전시가 되고 있었다.

평일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았고, 아이들의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듯 했다.

 

 

 

 

전쟁과 학살에 대한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다. 생각보다 세밀한 묘사의 학살 장면은 그 모습만으로도 섬뜩하기 이를데 없다.

 

 

여행준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계획이고, 2달 전 예매창이 열리고 바로 예매를 했던 '빈국립오페라극장'의 오페라 공연 ㅠ.ㅠ

오페라나 뮤지컬을 무척 좋아하지만, 지갑사정이나 지방에 살다 보니 여건 상 극장에서 영화만 보게 된다.

그동안 본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나 호주 오페라하우스에서 15달러에 입석으로 본 탱고공연, 가장 화려했던 공연은 예술의 전당의 '명성황후', 가장 재밌었던 것은 '바다'가 나왔던 '미녀는 괴로워' 그리고 소소하게 본 몇몇 공연과 연극들~

그러다 이런 기회가 왔으니 절대 놓칠 수 없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공연을 보고 싶었다.

당일 공연은 '안드레아 셰니에'라는 프랑스혁명 당시 시인의 이야기인데, 전날 '니벨룽겐의 반지'가 있어 보고 싶었지만 이미 예매가 완료되어 이 공연을 선택했지만, 예매하면서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었다.

가장 비싼 곳은 약 300유로 가까이 했던 것 같고, 우린 그나마 무난하다고 생각한 65유로 좌석을 선택했다. 그런데 우와 정말이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아이들은 그 좌석이 어디든 무조건 15유로였다. 그걸 보고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싶었지만, 지금에 와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좌석이었고, 꽤 무리해서 1층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큰 의미가 없었지 싶었다.

복장은 정장이 아니더라도 반바지나 찢어진 옷이 아니라면 청바지도 가능하다고 하여, 남방과 면바지 같은 것으로 가볍게 차려 입고 극장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만석도 모자라 입석까지 매진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명성황후 정도의 무대는 바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미션임파서블'에 나온 무대 정도는 기대했는데 무대미술은 거의 제로 상태나 다름 없었다. 간단하게 뒷 배경만 그림으로 대체하고 테이블과 의자 등으로 마무리하는 정도

공연관람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기에 사전에 열심히 정보를 찾아 프린트까지 해 갔고, 의자마다 전면에 모니터가 있어 영어로나마 대사가 나오니 관람하는데 있어 크게 무리는 없었던 것 같다.

다만 30분 공연하고 20분씩 휴식을 같는데 이건 좀 당황스럽더군. 그래서 3시간 공연인데 실제 공연은 1시간 30분정도 한 것 같다. 커튼콜하고 박수치고 하다보니 21시 40분 쯤 끝난 것 같다.

하지만 무대가 소박하든 알아 듣지 못하든 생각보다 공연이 짧든 그런 것 관계 없이, 일단 오페라극장 그 자체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와 분위기 한 몫하고, 배우들의 열정과 멋진 노래로 기대한 이상의 감동을 느끼고 나올 수 있었다. 거짓 없이 여배우가 홀로 노래할 때는 살짝 눈물까지~

(무대가 왜 이러지? 했는데 오케스트라 뒤 검고 흰 그림의 천이 올라가 제법 넓은 무대가 나타난다. 커튼이 아니라 저런 그림이 있어서 좀 당황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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