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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8일차 - 베네치아 그리고 뮌헨

샤우트써니 2019. 2. 18. 19:00

2019년 1월 6일 일요일 - 베네치아 날시 맑음, 뮌헨 날씨 눈/비

교통편 : 기차 - 07시 20분 베네치아 산타 루치아역 ~

                    08시 30분 베로나 PORTA NUOV역 09시 04분 ~

                    14시 15분 뮌헨 OST역

숙소 :  뮌헨 호텔 에더 4인실

 

전날 휴식 중 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뮌헨, 스위스, 잘츠부르크 등에 같은 라인에 50cm가 넘는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가 되었다고 하는데 더 자세한 정보는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이른 새벽부터 길을 나섰다.

매번 오후 기차만 타다가 이른 아침 기차를 타려니 바포레토 시간까지 맞추어야 해서 5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6시 좀 넘어 나와서 21분 배를 타니 40분 정도 남기고 기차역에 도착을 했다. 다음 배는 40분 넘어서 있어 불안한 마음에 일찍 움직일 수 밖에 없었고, 간단히 요기를 하면서 기다리니 금방 시간이 갔다.

기차를 타는데 이번엔 환승이다! 하.... 몇몇 블로그에서는 환승하는데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것을 많이 봐서인지 걱정 지수가 무지하게 높아지는데, 누구는 5분만에 탑승하기 위해 무거운 짐을 끌고 건너편 승강장으로 가야하기 위해 땀나도록 뛰어야 했다는데, 다행이 우리는 30분이란 여유 시간이 있었고, 환승하기 위해 내리니 바로 옆 승강장이 환승 구역이다. 헤헤 

 

하지만 열차 객차번호가 255번??? 설마 객차가 255개나 되는건 아닐테고, 환승역인 베로나에 도착해서 아무리 봐도 255번 위치는 없다 ㅡㅡ;; 30분이라는 여유시간이 무색하게 전전긍긍하며 승강장 끝에서 끝까지 왔다갔다 해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가고 기차가 도착하는 것을 보니, 기차 창문에 종이로 인쇄한 255번이 붙어있다. 헐~

(자는줄 알았더니 홀로 감상에 빠져서 멍 때리는 중이었는데, 그 순간이 참 좋았다고 하더라)

그러나 막상 힘들었던 것은 환승 후 5시간 정도를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짧은 구간은 1등석으로 쾌적하게 잘 다니다가 독일로 넘어가기 위해 탄 기차는 1등석을 구할 수가 없어 2등석으로 예매했는데, 역시나 자리가 좀 좁고 오래된 느낌이 팍팍 난다. 거기다 학생들 수십명이 수학여행이라도 가는지 다음 역쯤에서 탑승하는데 역시 어딜가나 10대는 10대다 어찌나 떠드는지 정신히 쏙 빠진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여행의 묘미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알아 듣지도 못하면서 학생들 재잘거리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니 우리 아이들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바로 옆자리 여자아이들 넷이서 서로 얘기하느라 정신 없는데 갑자기 저편 남자아이가 흥분한 듯 대화에 끼어들고, 선생님들은 수시로 찾아와 주의를 주시고, 도착할 때는 기다리던 여행이었는지 흥분한 모습이 가득하다.

 

독일로 넘어가기 바로 전 역에서 학생들은 내리고, 출발을 해야 하는데 눈이 너무 쌓여서인지 출발이 지연된다. 제설차량이 철로에 쌓인 눈을 제거하기 위해 지나가는데, 한쪽으로 엄청난 양으로 뿜어되고 있었따. 다행히 20여분 정도만 지체하다가 출발은 했지만 속도는 그리 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는 BMW 박물관 관람은 물 건너 가겠구나 하고 있는데 40분 정도 연착되었지만, 15시 되기 전에 도착을 하여 서둘러 움직였는데, 그래도 요 몇일 돌아다녀봤다고 인포메이션센터에 물어서 바로 표 구매하고, 방향 잡아 지하철타고 이동해 호텔에 도착하니 30여분 만에 룸에 짐을 던져 넣고, BMW박물관이 있는 지하철역을 나서니 정각 4시였다.

유럽여행을 준비하면서 아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던 2곳에 모두 뮌헨에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BMW박물관이었고, 당일이 아니면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관람하는데 시간적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그래도 좀 여유스럽게 둘러 봤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궁금하기도 했고, 아들의 요청도 있고, 일주일간 유적지와 미술관만 돌다 보면 지루할 것 같아 현대적인 곳을 선택하였는데 그 규모가 생각보다 꽤 대단했다. 본인들의 기술력과 디자인 그리고 개성을 보여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았고, 차 하나의 주제만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가 있구나 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주 오래 전 생산된 2인승의 독특한 차량이었는데 그 차를 이용했던 사람들의 사진을 차량과 함께 전시를 하였는데, 그 곳에서 역사와 그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안내에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서 구경하고, 동선에 의해 다시 로비로 돌아오니 1시간이 채 안 지났다. 순간, 어? 이게 다인가 했지만 옆쪽을 보니 위로 올라가는 곳이 따로 있고 가방에 넣어던 표를 다시 꺼내야 했다. 좀 전에 아래층 전시실에서 떨어진 표를 봤는데,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기에 표를 분실하면 위층 관람실에 못 올라가는 것 같았다.

 

 

윗층은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주로 컨셉트카와 전기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고, 재활용품을 이용해 차량 내부에 사용되는 소재를 만드는 것이, 친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내려오니 건너편 쪽에 기념품 매장이 있어 갔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 5시 30분을 갓 넘겼는데 밖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렸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신 시청사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나오면서 길을 찾기 위해 구글지도만 보다가 뒤를 돌면서 문득 마주친 시청사 건물은 순간적으로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지난 일주일간 여행하면서 본 건물들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첫인상은 매우 날카로워 보이면서 어두운데도 더 까만 듯한 아니, 잿빛으로 물든 듯한 웅장함은 조금은 지루해져가던 이탈리아의 건물과 다른 매력을 뿜어대고 있기에 식사도 잊고 건물 주변을 구경하기에 바빴다.

물론 가족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지, 아이들도 신기한 듯 구경하고, 사진 찍기에 바빴다. 그리고 해가 지면서 날이 꽤 추워졌는데도 불구하고 건물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동안 투어팀 외에는 잘 보지 못했던 한국인들이 정말 많았다. 거기다 열에 아홉은 발목 없는 양말에 롱패딩 ㅋㅋ, 어딜가도 알아보기 쉬운 동포님들이었다.

 

2시간 정도 여유있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딱 봐도 으리으리한 상점들이 즐비한 번화가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8시 20분 정도인데 분위기는 한국의 새벽이 다 되어가는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다 로마에서는 노숙자들이 많아도 크게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15분 정도 걸어가면서 동네에서 넘치는 흥을 주체 못해 돌아다니는 듯한 이들을 2명이나 만났더니, 아직도 딸은 뮌헨을 그다지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숙소였던 호텔의 모습, 작지만 내부가 매우 깔끔하고, 침대도 푹신한게 좋았다. 단점이야 다 똑같지만 엘리베이터 없는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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