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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5일차 - 피렌체 그리고 우피치미술관

샤우트써니 2019. 2. 5. 20:24

2019년 1월 3일 목요일 피렌체 날씨 맑음

투어가이드 :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만나다 ::- 미술관 투어(오전반) - 트립아이

 

전날 일찍감치 휴식에 들었더니 피곤이 좀 풀린 듯한 가벼운 몸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시차 때문에 힘들지 않냐고 하지만 일단 비행기에서 한 숨도 못자는 성격인지라 피곤한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면 그냥 쓰러져 자게 되어 있고 그렇게 6~7시간 정도 자고 나면 바로 적응되는 복 받은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은 잠이 많아 그런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기에 우리 가족 괜찮구나 했다. ㅋㅋ

미술관 투어 만남은 9시이지만 거리 구경도 할겸 8시부터 숙소를 나섰는데 이런 뭐가 이렇게 춥지? 물론 바티칸 투어하러 갈때도 춥다고는 했지만 로마와 피렌체는 추위의 체감온도가 확 달랐다! 전전날 숙소에서 저녁을 먹을 때 막 도착한 분들이 있어서 피렌체와 베네치아 날씨를 물어보니 로마는 반팔 입고 다녀도 되겠다고 한다. 어제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저녁인데도 큰 추위를 못 느꼈는데 하여간 입김이 나올 정도로 확 추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골목을 빠져나오자 마자 보이는 것은 '두오모 성당'이 보인다. 와~ 로마의 좀 투박한 성당과는 다른 느낌의 성당이었다. 꼭 사진으로 보던 이슬람 쪽 건물 같은 느낌도 드는데 세례당과 종탑 사이로 비치는 햇살의 조화스러움이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든다.

성당을 지나니 '레푸블리카 광장'이 나오는데 로마의 나보나 광장에서도 회전목마를 보고 몹시나 타고 싶어하던 아이들이 혹 한다. 일정이 어찌될지 몰라 함부로 약속은 못하고 속으로만 꼭 태워줘야지 하고 발길을 옮기다 보니 몇몇 사람들이 장사를 위해 가판대를 열심히 설치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아~ 여기가 가죽시장이구나 하고 착각했지만 반대 쪽에 엄청 크게 따로 있음을 알았다. 바로 옆에는 멧돼지 동상이 하나 있고 관광객 두어팀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게 뭐지? 모르지만 일단 우리도 찍어보자 하고 가까이 가니 코 부위만 색이 바래져 있는 것이 무슨 복 주는 것이구나 했다. (야경투어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도 없고 여유 있게 찍고 몇 걸음 옮기니 어 약속장소네?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피렌체 여행을 하면서 로마와 달리 모든 것이 30분 안쪽에 다 있는 것 같았다.

 

15분 정도 남았기에 두리번 거리다 정면을 보니 뭔가 있는 듯 하여 가니 어~ '시뇨리아 광장'과 복제 다비드 상이 있었다. 역시 뭣도 모르면서 멋진 조각상들이 있기에 사진만 열심히 찍었는데 여기도 야경투어에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역시 뭐든지 알고 봐야 재미가 있는 법이었다.

20명 좀 안되는 일행이 모이고 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시뇨리아 광장 바로 옆이다. 정말 돌아다니기 좋은 관광지인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이 엄청 많다! 줄이 서너개로 분리가 되어 있는데 다행이 우린 가장 짧은 줄에 설 수 있었고, 가장 긴 줄을 보니 예약을 안하고 일반 줄인데 9시 5분 쯤인데 이미 수백명은 서 있었고 가이드님 말로는 족히 3시간은 기다려야 할거라고 한다.

예약비 4유로를 충분히 지불할 만한 상황인 것 같다. 10분 정도 기다리다 입장을 하고, 짐 검사를 하고 나니 여기도 역시 화장실부터 해결하고 오라고 한다. ㅋ

3층 맞나? 여하튼 우피치 미술관은 위에서부터 보면서 내려오는 코스라고 올라가는데 생각보다 높은지 좀 힘들지만 도착하니 긴 복도가 나오는데 바티칸의 긴 복도를 매우 축소한 느낌이다. 좀 복잡한 듯한 천장화들과 수 많은 초상화들 그리고 조각품들이 긴 복도를 꽉 채우고 있었다.

우피치미술관을 착한 미술관이라고도 한다는데 과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수집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메디치 가문 마지막 자손이 우피치 미술관을 피렌체시에 기증하면서 건 조건은 미술관 수익금 모두 피렌체 시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청주에서 10여년 살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우암어린이회관에 어느 분이 4,000여점이 넘는 수집품을 기증했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계시다는 이야기 작품은 훼손되고 분실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정말 씁쓸한 이야기다.

 

(위 그림 뒤를 보니 흑백으로 다른 그림이 있다. 성당에서 예배가 없을 때는 병풍 닫듯이 닫아 흑백 그림이 보이고, 예배가 있을 때는 열어서 화려한 모습의 그림이 나오게 한다고 한다.)

미술관 투어를 하면서 재미난 것은 내가 바티칸 회화관에 다시 왔나 싶은 데자뷰다. 어쩜 그리 미술품도 비슷하고 내용도 비슷한지 하지만 반복의 설명은 중세시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높아진다. ㅋㅋ 그리고 가이드님이 잘 하지도 못하시는 아재개그를 자꾸 하시는데 그게 오히려 지루함을 없애는 것 같다.

드디어 보티첼리의 비너스를 접한다. 솔직히 우피치 미술관을 선택한 이유는 80%는 비너스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솔직한 감상 후기는 사진으로 보던 것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나중에 보게 될 클림트의 키스는 어마어마했는데

그래도 가이드 분의 설명으로 그림 속에 인물이나 장면이 뜻하는 바를 듣고 있으니 그림을 좀 더 유심히 오래도록 볼 수 있었고, 그림 바로 옆에는 시각 장애인들도 느낄 수 있게 양각으로 된 판이 있었다.

그리고 남들과는 달라도 확실히 다른 듯한 다빈치의 그림들을 보며 가다 보니 분위기가 확 바뀐다. 전체적으로 흰색의 밝은 느낌이었는데 붉은색 벽에 극사실주의 잔인한 그림부터 바로크의 대가라는 카바라조의 그림들이 보인다.

 

(다빈치였나? 미켈란젤로였나? 아 이놈의 학습능력 ㅠ.ㅠ 이 그림을 그릴때 정면이 아닌 우측벽에 배치되는 그림이었기에 성모의 팔 길이를 좀 길게 그렸다고 그래서 옆에서 보면 제대로 보인다고)

우피치미술관 지하에는 전시품보다 훨씬 많은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일정 기간마다 주제를 바꾸며 전시를 하는데 가이드를 하면서도 다른 작품이 보일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서 우피치 미술관은 올 때마다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어 아까 거리에서 본 멧돼지?)

그런데 뭐 다른 것도 아는게 없지만 바로크는 특히 더 알지도 못하고, 카라바조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그 인생이 참 흥미롭다. 그의 이름도 미켈란젤로인데 이미 번접할 수 없는 존재가 있기에 고향 이름이 별명이 되어 그를 나타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빛의 화가는 모네라고 알고 있는데, 카라바조는 빛과 어둠의 대가라는 명칭이 어울릴 정도로 그의 그림은 빛을 그린건지 어둠을 그린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너무나 완벽한 것 같았다.

 

 

그래도 난 따스한 모네가 좋아~

투어가 끝나고 미술관을 나서니 3시간 전은 텅빈 거리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 있었다. 아까가 3시간이면 지금은 저녁까지 들어갈 수나 있나?

 

들어온 반대편을 보니 인파 사이로 밝고 넓은 공간이 보여서 따라 가보니 여기가 아르노 강이구나 그리고 저 편에 그토록 보고 싶었던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하지만 바로 향하면 안되지 반대편으로 이동해 건너편에서 보기로 했다. 강을 따라 걷는 길은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평화로운 분위기, 춥지만 햇빛으로 따스하고, 너무나 청정한 공기에 숨 쉬는게 행복하고, 푸르른 하늘은 로마의 위대함과는 너무 다른 편안함을 느끼며 걷는 길이 너무나 즐거웠다.

 

미술관에서 3시간의 투어가 힘들었을텐데 아이들도 그 풍경에 취해 웃음꽃이 활짝 피어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진 듯 하다.

로마도 좋았으나 굳이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러나 피렌체를 3일간 둘러보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달 정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천천히 길을 돌며 다시 두오모성당까지 돌아오니 2시 정도 되었는데 15시에 달오스떼를 예약해서 어디를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어짜피 식당 가는 길에 야경투어 약속장소도 있고, 익일 떠날 기차역 상황도 볼겸 다시 느릿한 걸음을 옮겨서 확인을 하고 기차역 내에서 2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하다가 식당에 들어갔다.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식사를 마치고 가죽시장을 가니 전부 동남아인이다.

여기까지 와서 동남아인한테 사고 싶지는 않은데, 다행히 유럽에 오기 전 블로그에서 이탈리아사람들이 하는 곳을 갔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 급하게 검색을 하니 역시 있다. 구글맵을 따라 가보니 매장이 있었고 우리가 들어가고 조금 후에 한국 분들이 많이 찾아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제품들이 많고 색깔도 디자인도 이쁜게 많았다. 하지만 무작정 사기에는 부담이 되니 아내를 포함한 중요한 분들거 몇개만 사서 흥정에 들어 갔는데 모르겠다 많이 깍은 것인지 하지만 뭐 그 정도면 괜찮다 싶어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며 야경투어에 나갈 준비를 했다.

 

 

3일 딸의 감상 중 일부

오늘 아침은 뭔가 기분이 상쾌했다. 이번 투어는 우피치 투어~! 아빠께서 엄~청 가고 싶어하신 곳이었다. 이번 가이드는 남자였는데 인상이 되게 착하게 생기셨다. 기다리는 동안 맛집도 알려 주시고 설명 듣기 전에 사탕도 주셔서 먹었다. 이번 미술 이야기는 재미 있었다.

구경을 하다 보니 스테이크~를 먹으러 갈 시간이였다. 스테이크집에서 폼나게 '냠냠 쩝쩝' 먹었다.

가죽시장을 구경하는데 가죽냄새가 좋았다. 오~ It's good smell~  숙소에서 조금 쉬고 야경투어를 하러 갔다. 이번 가이드는 트와이스 다현을 닮은 듯 했다. 야경투어 역시 재미 있어서 2시간이 1시간 같았다.

 

3일 아들의 감상 중 일부

우피치 투어를 하기 위해 가다가 멧돼지 상을 봐서 코를 만지고 돌아다니다 우피치 투어를 시작했다. 바티칸의 미술관이랑 전혀 다른 느낌이다. 바티칸은 그림이 똑같고 지루하다. 하지만 우피치는 계속 듣지 못한 이야기도 하고, 아재개그도 하니 재밌었다.

야경투어는 이곳저곳 다니고 힘들었다. 하지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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