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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발자취 여행/유럽

유럽여행 2일차 - 로마 일일 투어 (오전)

샤우트써니 2019. 1. 25. 19:00

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 로마 날씨 맑음

교통편 : 로마패스 48시간권

투어가이드 : 로마 정복콘서트 - 투어콘서트 (마이리얼트립에서 예약)

 

비행기에서 한 숨도 못 잔 덕분(?)에 밖이 좀 소란스럽고, 방음이 잘 안되는 것 같았지만 오래된 건물들과 돌바닥으로 인한 소음은 나름 새롭기도 했고 뭐 잠도 좀 잔 것 같아 좋은 아침이었다.

8시 30분에 투어가 시작이기에 7시쯤 일어나 준비를 하고, 숙소에서 주는 식사를 하러 갔는데 나도 그렇고, 아이들도 밥이 너무 잘 나온다며 무척이나 만족해했다. 그 중에서도 첫날 마주한 갈비탕은 예술이었고, 두툼한 갈비살과 시원한 국물은 한국의 어설픈 식당들보다 훨씬 나았으며 여행하는 동안 한인숙소를 주로 머물렀지만 로마의 조식과 석식(로마에서만 제공)은 단연 최고였고 푸짐한 식사에 간혹 생각이 나고는 한다.

그렇게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로마패스도 구매할 겸 좀 일찍 나섰는데 분명 블로그마다 구매할 곳이 사방에 널렸다는데 내 눈에는 왜이리 안보이는지 너무 이른 시간이라 문을 아직 오픈을 안한건지? 그러다 투어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다. 시간도 20여분 남았기에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테르미니역 주변을 도는데 버스터미널 같은 곳에 하나가 보인다.

그런데 중동 분들 같은데 너무 느리다. 서로 영어도 잘 안되니 답답하다. 영수증 하나 발급해 달라는데 5분이 넘게 걸린다. ㅡㅡ;;

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환장할 노릇이고, 어찌저찌 처리하고 약속장소에 다시 오니 1분 정도 남았다.

그런데 여전히 아무도 없다???? 이때부터 멘붕오기 시작~

약속시간에서 1분이 지나고 카톡으로 급히 연락하니 정시에 다 만나서 이미 떠났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지???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뭘 정시에 만났다고 하는 것인지? 따지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콜로세움 앞에 다들 있을테니 지하철을 타고 그리 이동하라는데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로마에 도착한지 12시간 정도 되었다고는 하지만, 눈 뜨고 본건 4시간 정도이고 것도 환한 거리는 겨우 2시간도 안 되었단 말이지, 거기다 생전 처음 보는 타국의 지하철로 이동을 하라니, 어쨋든 알려주는데로 지하철로 내려가니 생각보다 복잡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헤매이면서 우왕자왕하고 있으니 어느 친절한 젊은 청년이 알려준다.

아이들이 있으니 무작정 멘붕에만 빠질 수 없었나 보다. 이제와 생각하면 크게 헤매이지 않고 20여분만에 조우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완전 멘붕이었던 것 같은데

이틀 후 떼르미니역에 기차를 타기 위해 가서 알았지만 약속장소인 식당 출입구가 두군데였다 ㅠ.ㅠ 결론은 그렇게 철저히 준비를 한다고 하고 갔는데, 내 준비가 미흡했고, 주변을 제대로 보지 않은 어설픈 상황판단으로 가족들만 힘들게 했으며, 괜한 가이드 사무실분께 짜증만 부렸던 거였다.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

나의 콜로세움 마주침은 멘붕에 빠진 채 다시 한번 황망함으로 점철되고 말았고, 3번째 콜로세움 역시 그리 좋지 않았다. 아마 남들과는 다른 콜로세움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저 멀리 티투스개선문이 보이는데 여기서 설명만하고 가까지 가지는 않았고, 다음날 자유여행하면서 야경으로 둘러 보았는데 그 또한 너무 멋지다)

투어는 콜로세움부터 시작으로 진행이 되는데 20여분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냥 오래된 건물이겠지 하는 생각이 다였는데 로마에 오기전 자료 좀 찾아보고, 가이드님 설명을 듣고 하니 그 경이로움은 더 크게 다가온다. 기원전 2세기에 시멘트를 만들었다는 로마! 우리나라는 고조선이 망하고 신라가 막 생기던 때인가? 그냥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2천년이 넘는 세월을 저렇게 웅장하게 서 있다고?

 

어마어마한 크기에 투어시간상 반도 돌지 못하고 다음 장소인 대전차경기장으로 지하철로 이동했는데, 솔직히 그 곳은 사전지식 또는 가이드님 설명이 없다면 그냥 휑한 공터다. 다만 건너편에 서 있는 오래된 건물만이 그 분위기를 돋아주고 있을 뿐이다.

가이드님 안내로는 로마 야외행사는 대부분 대전차경기장에서 열린다는데 정말 그래도 될 정도로 물만 없는 것 같은 깊은 강 같은 골은 규모가 상당해서 어떤 행사든 잘 어울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도 새해맞이 행사를 준비하는 듯 무대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로마 곳곳에 이렇게 식수로 사용하는 것들이 있지만 선뜻 마시기에는 거부감이 든다. 마셨다가는 바로 배탈이 날 것 같아)

로마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 하나가 '몰타기사단'인데, 여행책자에서 너무 맛나게 써 있어 기대감이 컸다. 다만 투어코스 안내에는 없었기에 어떻게 찾아가나 고민 중이었는데, 대전차경기장을 지나 한참 올라가다 보니 한적한 골목을 지나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화국이라는 몰타기사단 문 앞에 도착을 했다.

친절하게도 가이드님 안내로 쉽게 갈 수 있었다. 다만 사진에서 보던게 정말 다였네 ㅋㅋ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줄 지어 있다보니 여유롭게 볼 만한 시간도 없이 열쇠구멍에 쓱 한번 눈길 주고 비켜서야 했다. 뭐든지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인 것을 불혹을 훌쩍 넘기고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어찌나 많은 사람이 다녀갔는지 칠이 다 벗거져 있고, 저 작은 구멍으로 겨우 성당 탑이 보이는 정도)

 

그 길을 올라가면서도 내려오면서 가이드님이 매우 아쉬워 하시던데 오렌지정원 문이 닫았다고, 매우 볼만한데 안타깝다는 말을 계속 하신다. 그래서 보지 못한 그 오렌지정원이 아직도 너무 궁금하다. 다만 바로 옆 다른 정원에서 본 로마의 모습은 전부는 아닐지라도 충분한 멋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 내려가는데 코너만 돌면 진실의 입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볼 수가 없다.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철창 너머로 대강 한번 훑어보고는 것 말고는 그 긴시간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이동을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20분 정도 남았다는 전광판 표시에 연인의 성자인 발렌타인 성인을 모셨다는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에 들어가 잠시 구경을 하는데 아담한 모습의 마음을 끄는 오래되고 낡은 성당의 모습은 화려한 성당이 가지지 못한 편안함과 정감을 주는 것 같다.

 

따님이 몰타기사단에서 내려오면서부터 배가 고프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잉? 이제 10시인데.... 밥 먹은지 3시간도 안 지났는데.... 하긴 부쩍 크는 중이라 그런지 요즘은 오빠보다 밥을 더 많이 먹고는 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니 일단 기다려보자고만 했다.

원래 계획은 초콜렛 같은 것을 사서 가지고 다니는 거였는데 아침부터 정신없이 움직이다보니 살 수도 없었고, 버스정류장에 이것저것 파는 가판대도 있었지만 구경하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첫날이어서 그런지 아무데서나 뭘 살 용기가 가장 없었던 것 같다. 이제와 생각하면 어짜피 버스 기다리는거 가이드님께 도움 좀 요청하면 될걸 머리가 나빠 내 몸뿐이 아니라 가족들까지 다 고생시켰네 ㅋ~

버스에서 내려서 좀 이동하니 캄피돌리오 언덕이 나온다. 다른 장소에 비해 인지를 별로 하지 않던 곳이었는데 경사인듯 하면서 계단인 길과 계단끝에 서 있는 동상은 그 독특함으로 눈낄을 확 끄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는 캄피돌리오 광장은 나름 멋스러움을 풍기고 있는데 1500년대에 어떻게 이런 광장을 이렇게나 멋스럽게 만들 수 있는 것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바닥의 무늬는 가문이었는지? 왕가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어쨋든 상징이라는 뱀의 비늘를 형상화 했다는데 사실 공중에서 본 사진을 봤는데도 잘 모르겠지만서도 어쨋든 꽤나 멋스러운 곳이었다.

 

 

투어는 초반에 두어번 대중교통을 이용할 뿐 계속 걸어서 이동하는데 그 큰 로마의 유적이 거의 인근에 위치해서가 아닌가 싶다.

캄피돌리오 광장 뒷편으로 넘어가니 꽤나 멀어 보였던 포로로마노가 바로 보이는데 우와~ 그 웅장함이 실로 대단하다. 대부분 무너지고, 손상이 되었지만 그 웅장했을 모습만은 잃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저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면 정말 로마의 중심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을 것 같다.

거기에 보다 많은 설명으로 인하여 한동안 넋을 놓고 본 것 같았다. 일정상 직접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못하겠지만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전체적인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니 그 나름의 멋짐이 가득했다.

기억력이 최악인지라 그 멋짐을 다 설명 못하지만, 로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추억에 젖은 눈빛을 하며 포로로마노라고 대답을 할 것 같다. ^^;;

다 엄청 멀어보였는데, 다들 그냥 붙어 있다시피 하네

다시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와서 내려가니 바로 옆이 베네치아 광장이다. 정작 베네치아 광장이 유래가 된 베네치아 궁전은 신경도 안쓰고 정작 강렬한 햇빛으로 인해 제대로 볼 수가 없는 비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 기념관만 찌푸린 눈으로 응시할 뿐이었다.

다음날 다시 방문해 내부까지 들어가서 깨달았지만 멀리서 작아 보이던 기념관이 실제로는 규모가 상당했다

하지만 아까부터 배가죽이 등가죽에 붙은 따님께서는 모든 신경은 먹을 것에 쓰이고 있고, 10여분에 한번씩 눈치보며 배고프다 하는데, 가이드님이 들으셨는지 이제 조금만 가면 식당이라고 하니 금세 화색이 돈다.

개인적으로는 여행할 때, 특히 해외여행 시에는 먹는 것보다 보는 것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서 잘 안 먹게 된다.

시드니 배낭여행할 때도 아침에 토스트 2조간, 점심에 사과 한두개, 저녁에 시리얼 한 그릇으로 하루 10여시간씩 걸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젠 아이들이 있다보니 나만 생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긴 울 따님이 아내님을 많이 닮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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