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황소처럼

2013년 08월 삼성미술관리움 (움직이는 조각 알렉산더 칼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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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삼성미술관리움 (움직이는 조각 알렉산더 칼더)

샤우트써니 2013. 8. 31. 12:11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부터 더 이상 9월, 10월에 휴가를 갈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8월

중순에 하계휴가를 잡게 되었다.

역시나 두배씩 뛰어버리는 숙박비와 바가지 물가를 감당할 수 없어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올해

초 이후로 가지 못한 전시회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고갱'과 '칼더'였는데 유난히 더웠던 8월 중순의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다.

솔직히 고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지만 칼더에 대해서는 거의 금시초문이나 다름 없었다.

특히 칼더라는 인물이 모빌을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이번 전시회를 알고 가기 전 여러 정보를

찾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칼더 전을 찾으면서 약간의 기대감과 설레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라니! 과연 그동안 다니던 다른 미술관들하고는

과연 무엇이 다를지도 궁금하기도 하였는데 막상 미술관에 들리니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깔끔하고

그 어떤 미술관보다 잘 정제된 느낌과 절제된 침묵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자세한 안내 표지판 같은 것이 없어 처음 찾은 사람에게는 방향감각 상실의 부재를

일으키는데, 물론 친절하기는 하지만 막상 표를 끊는데 어디로 가란 안내까지 없어 표 끊고

당연히 방향 표지판을 찾다가 홀에서 잠시 멍하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막상 미술관에 입장하고 나니 그리 사람도 많지 않은데 무슨 주차장이 오전 10시 경부터

만차라며 주차장을 멀리 떨어진 공용주차장으로 안내하는 것인지? 내 차가 오래된 소형차라서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며, 문가 전체적으로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느낌의

미술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칼더전은 다른 전시회와 틀리게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촬영을 허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물감을 쓰는 그림이나 오래된 조각품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칼더의 주목할만 점은 전일 관람한 고갱과 다르게 매우 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고갱도 그 당시 회계사를 할 정도로 천재였고, 칼더도 명문대 기계공학과를 다닐 정도로 수재였는데

고갱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가족도 친구도 모두 버리고 문명이 덜 한 곳으로 떠나지만

칼더는 자신의 꿈도 열정을 다해 펼치지만 가족을 위해서도 매우 헌신적이었던 것 같다.

아내를 위해 주방용품도 만들어주고, 아내만을 위한 가장 작은 모빌을 선물하기도 했다.

칼더는 모빌 이전에 미술계의 다양한 인물들과 접촉을 하면서 추상화도 그리기도 하였고, 

재미난 것은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모빌보다는 그가 한 때 사랑하던 서커스를 단순한 철사와

나무조각 몇개로 만든 바로 아래와 같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삼성미술관리움에서 가장 놀란 것은 오디오가이드 시스템인데

다른 전시회처럼 작품번호에 따라 설명을 찾을 필요 없이 작품 근처에 가면 저절로 설명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칼더는 이렇게 다양한 장식품도 만들고는 했는데 여타 다른 화려한 장식품과는 많이 다르다.

철사만을 이용해 만들거나 아래 반짝거리는 넓은 장식품 같이 집안에서 쓰다가 깨진 도자기와

철사를 이용해 만들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칼더는 창조자이지만 전혀 화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충분히 화려하기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모빌을 즐기러 갔다가 제대로 전문 교육을 받고 온 느낌인데 그 느낌이 아주 좋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칼더의 작품 중 모빌과 같은 대형 작품들은 거의 모조품이라는

것이었는데, 이건 별 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칼더가 만든 모빌의 대부분이 크기가 매우 크다고

한다. 몇몇 작품은 거의 건물만한 것도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여기서 칼더의 우수한 사례 중 하나가 칼더는 공공전시를 지향했다는 것인데 아마도 큰 모빌의

특성이 그래서 더 잘 살았는지도 모르겠고, 매우 개방적인 예술가가 아니었나 싶다.

여타 대부분의 정신과 성적으로 개방적인 다른 예술가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하여간 칼더 이후로 대형 빌딩이나 공원에 공공작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예술가를 이제서라도 이렇게 알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다.

혹시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그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세계 유명 빌딩들 앞을 관광하는 것도

매우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오로지 아내만을 위한 작품

그의 모빌은 대부분 대형작품이지만 아내 생일에 그녀를 위한 가장 작은 모빌을 만들어 선물하는데

재활용품을 적극 활용하던 그 답게 아내 생일선물도 다 쓴 시가통 등 대부분 재활용품을 이용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저 모빌들이 구조를 바꾸어가며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고 하니

그의 균형감과 예술적 능력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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