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황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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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발자취 여행/오세아니아

2003년 뉴질랜드

샤우트써니 2010. 4. 23. 17:28

아래글은 뉴질랜드에 다녀오고 2004년 4월 말 싸이에 썼던 글이다.

그리고 사진들은 당시 디카가 없어 필름카메라로 찍고, 스캔해서 싸이에 올렸던 사진들이다.

 

뉴질랜드 지도 내가 머문 곳은 남섬의 아래 쪽 퀸스타운이다.

 

내가 지금 다시금 몇번을 생각해도 참 무모했었다.

지난 10년 가까이 영어책 한번 들여다보지 않았던 놈이었고, 그나마 '깡'이란 것도 별볼일

없었는데 두달 바싹 학원에서 기초문법 공부하고 떠난 뉴질랜드행~ 후후후 웃음만 난다.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두달간 영어만 붙들고 살았다.

그런데 역시 그게 잘 안되더란 말이시

시간은 가고, 시간은 오고....

그냥 옆동네, 이 나라 한국안을 놀러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지난 2주간 살피고 또 살핀 짐은

마지막으로 또 점검하고 잠든 출발 전날 밤

 

퀸스타운 전경 (엽서사진 스캔)

내가 떠나는게 슬펐던 것일었던가?

왠 비가 그리 주룩주룩 내리던지 가방 다 젖게 말이시 ㅡㅡ;;

짐이 많아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타니 아저씨 좀 멀리 갈 줄 알았나보지 청량리 가자니까 표정이

변하네 ^^;;

청량리에 도착해서 나보다 먼저 뉴질랜드 다녀온 친구, 졸업하고 긴 백수생활에 나라도 바래다

준다며 공항까지 같이 가고, 처음 가본 인천공항 정말 크데~ 밥도 비싸고~

긴장되는 것은 없었는데 비행기 타면 전처럼 또 귀가 아플까봐 걱정이 되고....

보딩패스하면서 사정사정해서 '누나 학생인데 좀 봐줘여~~ 제발' 그 아가씨 얼마나 황당했을가

지보다 서너살은 많아 보이는 넘이 귀여운 표정 지으면서 누나라고 해대고 있으니 ㅋㅋㅋㅋ

어쨋든 8키로나 초과한 무게 무사히 통과하고 내 등에 짊어진 가방도 무게 재보자 할까봐 얼렁

자리 뜨고(가방은 작지만 무거운것만 다 집어넣어서 완전군장에 필적했다.)

친구에게 휴대폰을 맡기면서 (친구들 전화 많이 올 줄 알고 가져갔는데 두어넘밖에 없어 ㅡㅡ;;

그래놓고 선물부터 달라니 ㅡㅡㅋ)

무사히 오른 비행기 창가석에 앉으니 새록새록 올라오는 기대감

그런데 젠장 일본항공이라 그런지 역시 한국사람 보이지도 않고

옆에 앉은 일본할아버지 디따 근엄하게 앉아있고 저 건너 가족 엄마는 한국말로 떠들고 애는

일본말로 대답하고 ㅡㅡ;;

그나마 비행기안에서 필요한 영어 무쟈게 연습했는데 스튜디어스 일본어로 뭐라 중얼중얼 ㅡㅡ;;

나의 한마디 'I am Korean' 그 스튜디어스 조용히 사라지고 다른 스튜디어스 나타나고....

이야 국제선이라 그런지 제주도보다 조금 더 가는데도 기내식 잘 나오고~~ 

 

뉴질랜드의 상징 중 하나인 '키위' 날지 못하는 새인데 뉴질랜드에만 살고,

뉴질랜드 사람들을 부를 때 '키위'라고도 한다.


드디어 도착한 오사카 칸사이공항 오~~ 길이 왜케 복잡한거야.... ㅡㅡ;;

그래도 젤 먼저 갈아타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들

출입구에 두명의 직원 배치되어었는데 어떻게 국제공항 환승구에 영어도 못하고, 환승절차도

모르는애들을 배치할 수가 있는거지....

그때 도착한 열댓명의 사람들 경험많은 아저씨 뭐라뭐라 하더니 통과하랜다.

삐삑삐삑 거리는데도 그냥 가랜다... 헐~~

3시간의 기다림 속에 기내가방을 또 한번 조사하고 다니는 승무원들

음... 굉장히 찔리는걸 내것도 보자고 할까봐 두렵다.

가방 두개인 사람들만 보고 다니는데 내가 두개였으니, 어쨋든 뉴질랜드행 비행기 도착하고

올라타고 친구 충고대로 긴 비행엔 창가는 추우니 피하라고해서 가운데로 앉았는데 이런 운 좋은

경우가 있나 4명석인데 나 혼자네 그랴... ㅋㅋㅋㅋㅋ

10여시간의 긴 여행이 왠지 편해질 것 같다는 느낌, 드디어 기내식사시간 긴장긴장 무지 긴장

역시 뭐라고 그러는지 하나도 안들려 ㅠ,ㅠ

승무원 왔을 때 다시 물어봐서 간신히 '비프'소리 알아들어 소고기요리 먹고 대여섯번 손짓발짓

해가며 얘기해서 맥주도 마시고.... 와인도 마시고, 음료수는 줄 때만 마시고....

다행인지 천행인지 어쨋든 귀는 아프지 않고

길디 긴 비행시간 이상하게 책도 잘 안읽히고, 음악을 들어도 재미없고, 영화를 봐도 그림만

보게되고.... 그렇다고 잠도 잘 안오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호주상공 이양~~~

3시간 뒤 비몽사몽간에 보이는 전광판 여전히 호주상공 허억~~~

정말 호주 디따 크당.....
 

내가 3개월여간 다닌 랭귀지스쿨 (맨 윗층)

아~ 드디어 도착도착 뉴질랜드 우와아아아

ㅡㅡ;; 근데 이젠 어떻게 나가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여권심사 남들 1분도 안걸리는거 혼자 손짓발짓 생쇼를 해가면서 5분여를 신나게

떠들며 학생으로서 공부하러 왔다고 누차 말했건만 '탕!'하고 찍어준 관광비자 ㅡㅡ;;

하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으니....

가방검사차례 괜히 낯선 곳에서 말도 안통하는데 망신당하고 일 생길까 두려워 가지고 있는거 

다 신고품목에 표시한 나

음... 그 직원 빤히 보다가 뭐라 중얼중얼

나 알아들었다... ㅡㅜ 'food'라는 소리를 그래서 나도 'yes food' 자신있게 얘기했다.

그 넘 아무래도 못 알아들은 눈치 그러더니 다시 내 서류를 보더니 갑자기 '음식' 그러는거다

나 그게 한국어인줄 몰랐다. 그걸 영어로 들었다 ^^;;

어쨋든 뜻은 통했고 둘이서 열심히 되지도 않는 남의 나라 말을 주고받기를 대여섯차례

그 넘 먼저 포기하더니 가방을 찍 연다

그 때 쏟아지는 수 많은 김봉지들과, 각종 조미료와 이것저것....

일부러 검사받기 편하게 젤 위에 둔 음식들이 줄기차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오히려 나보다 당황한 그 넘 가방 열다마고 막 쑤셔 넣더니 가랜다.

하하하 드디어 통과했다. 드디어 뉴질랜드에 들어섰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지금 이들은 대부분 북섬 '로토루아'에서 거주한다.


하지만 또 하나의 큰 문제

도데체 이 크라이스쳐치에서 퀸스타운을 어떻게 가야되는거야

먼저 가 있는 친구 '콴타스'타고 오랜다 그게 젤 싸다고 근데 그 당시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 뭐라

그랬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한 30여분을 헤맸다 국제선 타는 곳을 찾기위해

어쩔 수 없다 포기하고 물어보기로 했는데 때마침 지나가는 가슴에 명찰 단 사람 역시 직원이다.

용기를 내어 잡았다 그리고 얘기했다 '퀸스타운'이라고 나 거기 가고 싶다고!

못 알아듣는다... ㅡㅡ;; 계속 말했다. 'go''go''퀸스타운' 뭔가 이해를 했나보다.

그 뚱땡이 아줌마도 '퀸스타운'하고 반문을 한다.

가 발음이나 나 발음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못 알아듣고 그래 ㅡㅡ;;

어쨋든 손가락으로 어디를 가리킨다 그러다 멈춘다 그리고 날본다 그리고 다시 손가락 방향을 본다

다시 날본다 그러더니 한숨을 쉰다. 그리고 따라오랜다 ^^;;

열심히 따라갔다. 거기 직원에게 넘기더니 황급히 사라진다.

그 직원 그래도 그 아줌마 애길 들었는지 퀸스타운 가는 비행기시간을 보여준다.

난 그때 몇시인줄 몰랐지만 9시와 11시가 있길래 할일도 없어 얼렁 가기위해 9시를 택했더니

그 직원도 한숨을 쉬더니 얼렁 일어나서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더니 갑자기 저쪽에서 나타나 오랜다.

갔더니 가방 달랜다 무게도 안재고 3개 다 뺏더니 스티커를 다 붙이더니 뭐라고 막 한다.

난 눈 크게 뜨고 그냥 멀뚱히 보기만 한다.

그 직원 뒤집어 지려고 한다 난 여전히 멀뚱히 보기만 한다.

그때 옆에 있던 아저씨 갑자기 날 툭툭 치더니 'run''run'한다.

아~~ 이상한 느낌에 가리키는 방향으로 열심히 뛰었다.

비행기 못 탈뻔했다. 나중에 시간을 고치니 이미 비행기 뜰시간, 나 기다리고 있더라 ^^;;

그렇게 도착한 퀸스타운 너무나 아름답다.

과거형이 아니다 지금도 내 머리속에 너무나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퀸스타운 공항에서 대신 전화 좀 해달라고 부탁했던 할아버지 역시 뉴질랜드사람이

아니었는지 고생을 해가면서도 열심히 전화를 대신 해주어 무사히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나 때문에 답답해 했을 몇몇의 외국 항공사 직원분들께 행운이 있기를~~~

 

내가 지냈던 아파트먼트에서 내 방문을 열고 보이는 풍경,

매일 아침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니 어찌 심신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 수 있을까

2004년 2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렸던 글

 

다시 돌아가고픈 뉴질랜드

남섬 밑쪽에 퀸스타운이라는 곳이 내가 지난 6개월여를 살던 곳이다.

너무 너무 그립다.

뉴질랜드....

우리나라의 4배크기라나?(물론 남한하고만 비교해서)

그런데 인구는 400만이다. 헐~~

전에 얼핏 들으니 뉴질랜드는 딱 500만까지만 인구를 만들거라고 한다.

그 이상이 되면 자연이 파괴된다고 억제정책을 핀다고 하더군

뉴질랜드는 자국인을 '키위'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걸 자랑스러워 하기에 그렇게 불러주면 매우 좋아한다.

일단 점수를 먹고 들어간다고나 할까..

원래는 '마오리'라 불리우는 원주민들이 북섬 로토루아에 마을을 이루고 살던 곳이었는데

그 누구더라?? 또 잊어먹었네 '타스만'이었던가??

하여간 어떤 선장이 처음 발견을 했고, 그 뒤 영국에서 차지해 식민정치를 시작했다고 한다.

뭐 역사공부할일 없으니 여기서 이 이야기는 그만두고

뉴질랜드는 여행을 하기 정말 잘 되어있는 나라이다.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길 찾기도 매우 쉽다.

나 같은 경우 퀸스타운에 오래 있다가 큰 도시를 가니 좀 헤메이기는 했지만 서울에 비하면

한 '구'정도 크기도 못 된다.

하여간 도심을 빠지면 지도에 보듯이 도로가 거의 한줄로 되어있다.

그래서 다 같은 길을 다니게 된다.

북섬쪽은 잘 모르지만 내가 추천하는 남섬 여행루트는 퀸스타운쪽에서 출발한다면 와나카를 통해

빙하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쪽부터 구경하면서 나중에 동쪽해안을 따라 내려오면 좋다.

크라이스쳐치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쪽해안쪽으로 밑으로 내려가면서 서쪽해안을 따라 올라가는게 좋다.

그 이유는 그래야 제대로 바다를 보면서 중간중간 차 세우기도 편하게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차 세울만한 쉽터가 대부분 바다쪽으로 나 있으니 말이다.

 

내 방문을 나서면~~

어느날 피곤한 몸이 싹 가시도록 간만에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났다.

이미 해는 진한 빛살을 뿌리며 내 방 창문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슬며시 뜬 눈에는 창문사이로 보이는

정말이지 너무나 푸르기에 푸르다는 말조차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푸른 하늘이 보이고 있었다.

원래 낯선 곳에 가면 잠을 잘 못이루는 성격인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도 개운할 정도로 푹 잔 것

같았다.

기지개를 한번 피고 이층 내 침대가 놓인 곳에서 계단을 내려오니 밑에는 미처 햇살이 안 들어서인지

친구는 아직 자고 있었고, 난 조심스레 내려왔다.

잠에서 깨어 일어났지만 막상 할게 없었다.

그래서 방문을 열고 부시시한 눈을 게슴츠레하니 뜨고 밖을 내다보는 순간 난 너무나 황홀한 기분에

휩싸이고 있었다.

한눈에 보이지도 않도록 넓은 풍경을 좋아하여 산보다 바다를 좋아했는데, 그 어떤 바다에서도 보지

못한 조화스런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푸르디 푸른 하늘 밑으로 벌거숭이 산임에도 불구하고 몇덩이 허리에 휘감은 구름만으로 충분히 꽉찬

모습을 느끼게하고

그 밑으로 둘러싼 옥빛으로 빛나는 끝을 모르는 호수를 둘러싼 작은 마을과, 더 가까이엔 초겨울에도

여전히 파랗게 생생한 넓은 잔디밭과 작은 숲

하하 과연 어디에서 이런 모습을 한번에 본단 말인가?

이 중 하나만 보아도 도시에서 찌들어 온 때는 말끔히 씻겨 나갈 것 같은데 말이다.

그 풍경이 모두 내 눈에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불어오는 찬 바람은 겨울바람인데도 한없이 시원하기만 했다.

어떻게 이런 풍경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행이 아직도 그 바람이 내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사진이 썩 잘 나오지가 않아 조금 씁쓸하다.

하지만 아무리 잘 찍어도 눈에 보이는 것 만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난 사진을 보기보다 기억을 더듬는 것을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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