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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책

누가 캔디를 모함했나

샤우트써니 2010. 11. 28. 10:39
누가캔디를모함했나(순정만화맛있게읽기)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만화/애니메이션 > 만화
지은이 박인하 (살림,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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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말년 어디나 그렇듯 시간이 남는 상황에 당시까지 내 인생의 일부이며, 여전히 진행 중의 꿈인 만화

에 대해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군 성격상 만화책 반입은 힘들고해서, 기회삼아 만화의 역사와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고

몇 권의 관련 적을 구매하거나 반강제적으로 선물 받았는데 그 중 이 책은 제대하고 복학할 때까지 무료

한 일상 속에서 찾아보게 되었다. 솔직히 남자로 태어나 순정만화를 대놓고 보기는 힘들다.

아마도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남자로서 자연스레 생기는 마초적인 성격과 다른 시선을 의식하는 탓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렇게 단 몇편을 제외하고는 순정만화라는 장르만큼은 가까이 하지 못

했다. 그나마 접해본 순정만화라는 것이 누구나 다 아는 '캔디'나 황미나작가의 순정만화 같지 않은 순

정만화였던 만화들 몇 편이 그렇다. 그리고 가장 크게 차지하였던 것은 고정관념으로 굳어진 일본만화

에 대한 아류작이자 복사판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당시 우리나라 만화 자체가 군사정권의 탄압으로

인하여 개성과 창의성을 담아낼 수 없는 사회적 구조였던 것이 한 몫했지만, 순정만화는 유독 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과, 책 속에 적힌 소제목들을 보고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사게 되었다.

그리고 난 순정만화에 가지고 있던 그 가치관이 모두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되었다.

화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했던 내가 얼마나 편엽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지 뒤늦게 깨달

을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의 순정만화가 걸어왔던 길이 어느 만화 장르보다 험난하고 그로 인해 그들만

의 독특한 개성을 지닐 수 있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지금은 존경하게 되었지만, 당시엔 김동화

화백의 그림체를 보고 뭔가 어색함에 그냥 지나치기만 했는데 그 분의 열정과 업적에 탄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내가 좋아하던 명량만화, 코믹만화, 액션만화가 한 번 읽기는 좋으나 오랜 시간 간직하

면 볼 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순정만화는 극화처럼 명작으로 남을 수 있는 수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었고, 실제 내가 모르고 있던 사이 수 많은 명작들이 탄생되었다.

이 책은 너무나 쉽다!

이 책은 너무나 재밌다!

이 책은 너무나 유익하다!

그렇다 이 책은 버릴게 없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별로 관심이 없다고, 여전히 만화를 어디다 쓰냐고? 캔디에 대한 추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베르사유장미가 그립다면, 황미나 / 신일숙 / 김혜린 / 강경옥 등에 대해 아직

기억한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만화에 대해 그저 풀어논 책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 변할 수 있게 해주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이다. 그 가치관이 꼭 만화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편업한 시각을 가졌는지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재밌게 읽을 수 있어 또한 즐겁다. 

책이 나온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훌륭한 만화 비평서임에 분명하다!

오랜 시간 책장에 꽂혀 있던 좋은 책을 찾아 다시 한번 접해보는 이 시간이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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