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황소처럼
드래곤라자 본문
과연 이 소설에 대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PC통신으로 인한 새로운 세상이 열리면서 블루화면의 중원에 숨어 지내던 수 많은 고수들이
강호에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 최고는 단연 '드래곤라자'의 '이영도'와 '퇴마록'의 '이우혁'
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PC통신에 뜨는 글보다 책을 선호하다 보니 당시에 이러한 고수들이 있는지 몰랐다.
다만 99년에 제대를 하니 '드래곤라자'와 '퇴마록' 붐이 일고 있어 책 대여점에서 빌려다 읽어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판타지는 처음 접하는 세상이었는데, 무협이나 알았지 판타지라는 것은 생소했고 너무나 다른
세상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그 뒤 판타지라는 장르에 완전히 빠져서 최소 2~3년간은 다른 장르는 읽지도 않을 정도로 판타지
만을 찾게 되었다.
'드래곤라자'를 통해서 처음 판타지의 세계관이 구성되서인지 몰라도 이 후 수 많은 판타지를 접하
면서 나도 모르게 판타지의 정석은 '드래곤라자'의 세계관으로 다른 판타지를 평가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그 만큼 '드래곤라자'는 캐릭터, 배경, 스토리, 구성 뭐 하나 빠질게 없는 너무나 완벽 그 자체
라고 굳게 믿기에 별로 괘의치 않는다.
드래곤라자를 그렇게 처음 접하고는 바로 그 다음날 그동안 나온 책들을 모두 구입하고, 그 뒤 12권
발간이 완료 될때까지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읽게 되었고, 여러번 일기도 했는데 삼국지도 겨우 3번
밖에 읽지 못했는데 드래곤라자는 10여번은 넘게 읽은 것 같다. 하지만 읽을때마다 새롭고, 그 내용
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데 캐릭터의 성격과 전개 내용이 매우 잘 짜여 있다보니 읽다보면
어느새 내가 책 속의 인물이 된 듯한 느낌을 가지며 몰입을 하게 된다.
물론 중간중간 좀 어긋나는 부분도 있고, 아무리 읽어도 어색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인용이 되었는데 단지 유명할 뿐이라면 그렇게 했겠는가?
드래곤라자의 문학적 완성도는 높다고 할 수 있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는 시대에 중추적
역활과 기점을 마련하기도 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중에 내 아이들이 크면 꼭 읽게 하고 싶은 소설이기도 하다. 특히 내가 책 내용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각 종족별 또는 종교에 따른 인사법인데 그 인삿말들을 쓰고 그만 마칠까 한다.
그랑엘베르(엘프)의 인사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카리스누멘(드워프)의 인사
카리스 누멘의 가호가 있기를
그 모루의 망치의 불꽃의 정수가 그대에게
에델브로이의 인사
바람 속에 흩날리는 코스모스를
폭풍을 잠재우는 꽃잎의 영광을
테페리의 인사
필요할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마음가는 길은 죽 곧은 길
야사스의 인사
영광의 창공에 한 줄 섬광이 되어
그 날개에 뿌려진 햇살처럼 정의롭게
오렘의 인사
정의가 닿은 그 어느 곳에서라도 피어오르는 장미를
열정의 꽃잎처럼 불타는 마음을
레티의 인사
칼날 위에 실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이름의 영광에 의지하여
창조가 닿을 수 없는 미를 찬미하며
2004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렸던 글
알고 있는가? 교과서에 이 소설이 실린다는 것을....
'드래곤라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통판타지소설이다.
이전에 이미 '이우혁' 님이 '퇴마록'으로 판타지의 세계를 좀 변형되었지만 어쨋든 소개시킨바있다.
하지만 '돌킨'식의 정통판타지는 '드래곤라자'가 처음이다.
나 역시 흥미위주의 소설은 좀 하류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심심할 때 재미삼아 한번 보는 책정도로 여긴다.
그러나 '퇴마록'도 그랬지만 '드래곤라자'에서는 그냥 재미가 아닌 깊이를 느꼈다.
그래서 10번을 읽고 난 후 더 이상 몇번을 읽어는지 세는 것을 포기했다.
'드래곤라자'는 그냥 재밌자고만 쓴 소설이 아니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것이 담겨있다. 심지어 철학과 정치적인 것은 기본이다.
어짜피 인간이 쓴 인간의 사고방식이겠지만 다른 종족들의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삶에 대한 것을 다양하게 풀이한다.
'반지의제왕'에서는 단지 종족에 대한 선전만 있었다면 '드래곤라자'는 아~ 이 종족들이 이러이러한
종족들이구나 하고 알 수 있게된다.
그래서 나는 '반지의제왕'보다 '드래곤라자'를 먼저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반지의제왕'이
더 쉽게 다가올테니까
'드래곤라자'의 언어는 아름답다.
특히 종족간의 인삿말은 더욱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인물들이 살아있다.
그 수많은 인물들이 서로 뒤섞이지 않으며 하나하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게 잘 살아있다.
가끔 책을 읽다보면 등장인물이 헷갈려서 다시 앞쪽으로 책을 넘겨본일이 있을거다.
그러나 '드래곤라자'에서는 인물 때문에 헷갈리는 법이 없다.
다만 사건이 복잡해서 그럴뿐이지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쁜 짓 하면 사줄 의향도 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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