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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황소처럼
우에노 공원을 둘러보고 그 다음은 아사쿠사로 향했다. 아사쿠사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적인 절이 있는데 이름은 '센소지'라고 한다. 기념품을 사려면 이곳으로 가라고 하더니 절까지 가는 길에 매우 많은 기념품가게들이 쭉 이어져 있었다. 꼭 속리산 가는길에 보이는 기념품 가게들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속리산은 큰 차도를 사이에 두고 큰 규모의 가게들이 주로 있다면, 아사쿠사는 사람이 너무 많아 넓은데도 넓어 보이지 않는 인도 위에 쭉 늘어서 있는데 속리산 거리를 10분의 1정도로 축소해 놓은 광경이랄까? 절은 절인데 우리나라 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고 절로서의 기능보다는 관광지로서의 기능만이 남아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무래도 절 입구까지 촘촘히 늘어선 기념품가게들과 절 안에서도 갖가지 기념품과 상..
이른 아침의 하라주쿠여서 그랬는지 별로 본 것도 없다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에노로 향했다. 일본에 오기 전부터 전통시장 하나 정도 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 우에노에 있는 '아메요코쵸'시장 으로 안내를 해 주어 오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다른나라를 가게 되면 그 나라의 도시보다는 전통건물이나 시장을 찾는게 좋은데 이 날도 꼭 보고 싶었던 일본의 전통시장이었기에 나름 기대감이 높았다. 상상 속의 일본 시장은 우리나라 시장과 다른 분위기의 마트 같은 매우 질서정연한 모습일거라 생각했는데 사람과 글자만 다를 뿐 오랫동안 살던 답십리의 골목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아메요코쵸'시장은 우리나라 동두천이나 의정부처럼 미군물건을 매매하면서 생긴 시장이라 영어 '아미'에서 유래하여 이름이 이렇게 되었다고 들었다. 어릴적 살..
메이지신궁 이 곳은 매우 인상이 깊었는데 크게 할 말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이 곳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나 평온해지는 기분을 느꼈고, 간혹 수목원 같은 곳에서 산림욕 하며 나무내음을 맡는 것을 좋아하는 본인에게 이 곳의 나무 내음은 어찌나 진하고 향기로운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산뜻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모두 알겠지만 메이지일왕은 우리나라 침략을 주도한 일본의 왕으로 한국사람으로서 그닥 좋게 봐줄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그리고 한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의 나라 자연은 마구잡이로 훼손하더니 지들 자연은 이토록 잘 보존하고 있다니 참으로 씁쓸한 일일수 밖에 없다. 그래 너무나 좋은 이 곳의 풍경에 더욱 그런 분노와 샘이 더욱 일어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 나라를 ..
7시 반쯤 본사 임원분을 만나기로 했는데 에비스맥주기념관을 구경하고 나도 5시가 채 되지 않아서 고민을 하다가 신주쿠를 잠시 구경해보기로 하고, 또 그 곳의 '돈키호테'라는 잡화점에 가면 아이들 줄 과자도 많을 것이란 얘기에 멀지 않았기에 바로 향했다. 신주쿠 역에 도착하니 엄청난 인파와 더불어 역이 꼭 서울역과 같이 수많은 통로로 이어져 있었다. 역을 나서니 역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 있고, 건널목은 시부야보다 덜 화려하지만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 어짜피 잘 모르는 본인에겐 거기가 거기 같았다. 인상적인 것은 길을 건너 상가거리로 들어서니 간판 글자만 달랐지 명동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동안 많이 본 것인데 과일가게가 곳곳에 참..
토요일 업무를 세시쯤 마치고 일본에 오긴 전 알아본 에비스맥주기념관을 가보기로 했다. 고탄다에서 두 역만 가면 되었기에 별 부담 없이 움직일 수 있었는데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 어쩌면 참고했던 어느 블로거님의 글에 속았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중 하나라는 (본인은 오늘 처음 알았지만) 에비스맥주기념관은 어쩌면 일본인들의 전형적인 상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 상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는 일본인들 에게 매우 놀랐다. 솔직히 다른 나라에서 이런 기념관이 있으면 자국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거나 비슷한 비율인데 어째 여기는 외국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여기저기 일본어들로 대화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뭐 기념관이 너무 잘 되어 있으면 자국민도 잘 찾지 않겠냐 하겠지만,..
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한채 1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7시 못 되어 일어났다. 인근 호텔들이 모두 예약이 꽉 차 두 군데 호텔을 예약하여 옮겨다니며 숙박하게 되었는데, 처음 2박을 한 곳은 '도쿠 스테이 고탄다'라는 호텔이었고 두 번째로 3박을 한 곳은 '로얄 오크'라는 곳 으로 이 지역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어 그저 이전하는 회사와 가까운 곳의 호텔로 정하려고 '로얄 오크'라는 곳이 회사와 강건너 마주보고 있어 5박을 하려 했지만 예약이 꽉 차 어쩔 수 없이 백여미터 더 떨어진 '도쿠 스테이 고탄다'에서 2박을 하게 되었는데 '로얄 오크'에서 숙박비를 계산 하면서 주말과 총 숙박일 수를 감안해도 1박에 3천엔이나 차이가 나는 것에 놀랐는데 정말 극과 극의 호텔이었던 것이다. 근..
일본에 도착한 첫날 저녁 지인과 만나 시부야의 한 주점에 들려 식사겸 술 한잔을 했는데 일본 물가 정말 비싸긴 한 것 같다. 게다가 이 양반이 맛난거 사준다고 이것저것 부담스럽게 시켜줘 부담없이 배 부르게 맛나게 먹었다. 다행히 일본에서의 첫 음식은 괜찮아서 아주 좋았는데 특히 생맥주의 맛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한국맥주는 비교대상 자체가 안되는 것 같고,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먹어본 맥주보다도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입안 가득 전해지는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맥주 좀 좋아하신다는 분들이 일본맥주가 최고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훌륭한 맛이었다. 시부야역에서 한참 올라가니 있는 주점이었는데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음식도 좋았고, 홀의 내부 상황을 이러한 방법으..
출장관계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일본을 총 4번째 방문인데 이번을 제외하고는 공항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처음엔 뉴질랜드를 가기 위해 하네다에서 환승하고, 두번째는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오기 위해 환승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공항호텔에서 자기 위해 공항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잠든 시간일 정도로 어두웠고 다음날 일어나서도 새벽 같이 탑승해야 해서 버스 타본 것 외에 아무것도 없어서 일본에 다녀왔다 말하기도 민망하다. 세번째는 회사에서 급한 서류관계로 하네다공항에서 서류만 전달 받고 다시 한국으로 복귀한게 다였는데 이번엔 어쩌다보니 주말까지 껴서 일본을 구경해 볼 수 있는 하루의 행운이 생겼다. 5월 11일 4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2시간여를 날아 도착하고 '고탄다'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