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황소처럼
동화구연 교육을 수료하고나서 본문
정말 길고 긴 19주간의 일정이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청주 기적의 도서관'에 아빠들이 모여 교육받는 동화구연 수업의 첫시작은
정말이지 쑥쓰러움으로 인하여 강의장 전체가 너무나 어색했었다.
오랜 경력을 가진 선생님들조차 그 어색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시는데 정말 난감했다. 하지만 좋은
선생님의 지도 아래 그 쑥쓰러움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수 있었다.
동화구연 교육을 받게 된 것은 지난 3~4월 '청주 중앙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평생교육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버지학교'를 자진해서 등록하고 두달 간 매주 수요일 열심히 참석하여 수료하였다.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기는 하지만 어린시절 너무나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을 하고, 훗날 내가
아빠가 되면 그러지 말아야하지 했는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어느 날 내 아들에게 나 역시 권위
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너무나 놀랐다.
물론 나 역시 지금도 그 행동들이 쉽게 고쳐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 '아버지학교'를 통하여 많은 것을
배웠고 그 배운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버지학교'를 수료했더니 아내가 이때다 싶었는지 이번에는 '청주 기적의 도서
관'에서 평생학습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아빠 북(book) 소리를 들려주세요'라는 동화구연 프로그램
에 덜커덕 신청을 해버린 것이다. 그때는 그래 이왕 이렇게 시작한거 한번 해보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컥~!!! 19주 장장 5개월, 추석이다 행사다 해서 몇몇 제외되는 날짜를 빼니 실제적으로 6개월에 걸친
엄청난 기간이었다. 솔직히 몇번 빠질 수 밖에 없었지만 (빠진 날은 직무교육 중 하나인 '점프'교육을
받으러 다니느라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일 다 제치고 정말 열심히 참석하였다.
진심으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징징거리고 있는 것이다. ^^;;
동화구연 수업은 기존의 동화구연 교육과는 많이 틀리게 진행이 되었다.
기존의 동화구연 교육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정식적으로 공부하는 것이지만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아빠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잘'이 아니라 '친근'하게 읽어 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좋은 수업을 듣고도 표현력이 모자라 '교육'이니 '수업'이니 하는 표현을 쓰지만 그 이상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그 시간들은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책 한권을 읽더라도
재미나게 읽어 줄 수 있는지, 읽어 주었던 책을 가지고 어떠한 응용을 통해 놀이를 할 수 있는지 등
아이들보다 아빠가 더 행복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좀 힘들기는 했지만 ^^;;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역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좀 더 좋은 발전을 위해 나름 생각한 불편함이 있었다면 시간이 너무나 길다. 직장에 매여 경제
능력을 책임지는 아빠들이 6개월이나 매 주 토요일을 한 곳에 투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장의 문제도 있지만, 가정의 대소사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뭐 한 주간 쌓인 피로도 문제가 되겠지
만, 그건 이 곳에 오기로 마음 먹은 이상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
어찌 되었든 한 주 하루에 2~3시간씩 6개월을 하기보다는 한 3개월이나 4개월로 기간을 줄이고 하루에
부여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하루 두어시간 선생님이 가르쳐 준 내용
만 알고 돌아가서는 무뚝뚝한 아빠들이 그걸 기억하고 써먹기가 힘들다. 물론 하루에 많은 시간을 한
곳에서 있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시간을 잘 배분하고, 서로간에 실습할 수 있는 시간을 재미나게 짤 수
있다면 오히려 교육효과도, 참여효과도 뛰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너무나 좋은 시간과 기회를 주고, 매번 참석하여 격려해주시던 '청주 기적의 도서관'의 관장
님과 한 주도 빠짐 없이 진행하느라 힘드셨던 담당 선생님 그리고 항상 좋은 가르침을 주신 '구민영'
선생님과, '이묘신' 선생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
내년에 더 좋은 프로그램과 자리로 또 뵐 수 있었으면 한다.
수료증 ㅠ.ㅠ
공연이 끝나고 즐거운 사진촬영시간
구민영 선생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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