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황소처럼
인적자원개발(HRD)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본문
21세기에 들어서서 세상은 너무나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그 중에서 교육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아니 무엇보다 오히려 IT보다도 더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하게 되는데, 지금 말하는 교육은 단순히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엄마 뱃속의 태
아부터 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어지는 교육을 이야기한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거창하게 서두를 시작하나 하겠지만, 지난 1년여간 여기저기서 듣고, 보고 배우며
깨닫게 되었고 그게 정말 현실이라고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 6월 쯤 회사에서 처음으로 사내교육운영에 대한 직무를 부여 받고, 외부업체에서 '교육담당자
양성교육'을 받게 되었고, 그때 머리를 꽝 치는 충격까지는 아니었지만, 뭔가 가슴 한켠에서 술렁거리
며, 콱 막히게 되었다. 그 이후 나름대로 인터넷과 책들을 통해 공부하였으나 점점 더 깊어지고, 어두워
지기만했다. 그러다 네이버의 인사쟁이카페의 충북모임에서 HRD연구 소모임을 하게 되었고 막연한 궁
금증에 참석을 하게 되면서 실무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발표를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니 최
소한 어지럼증은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곳에서 출중한 실력을 쌓으신 분들이 하나 같이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 이야기를 하시며 꼭
가봐야 한다고 하시기에 굳은 결심을 하고 여름휴가를 컨퍼런스 일정에 맞추어 잡았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 이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뿐이었다.
2010년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총 4일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렸는데, 실
제적인 컨퍼런스 강연일정은 29일부터인 3일간이고, 매일 아침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Track A~F까지 6
가지 주제로 펼쳐졌다.
Track A 성과관리, Track B 인재개발, Track C 리더십, Track D 교수학습전략, Track E 현장중심의 HRD,
Track F 컨텐츠 페스티벌이며 하루 3번의 시간에 걸친 Session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컨퍼런스에 대한 총평은 유익했지만 좀 난잡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싶다.
첫째로 하루에 천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기엔 장소가 너무나 비좁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안철수교수님
의 경우 2천명 가까이 모였다고 하는데 사람뿐 아니라 그 비좁은 장소에 각 교육전문업체들의 부스까지
줄지어 있어 더욱 비좁게 느껴졌다. 솔직히 교육업체들 부스는 정보전달이 아닌 단순한 기업홍보뿐이었
고, 실제적으로 부스에서 정보를 얻고자 머무는 사람들도 제대로 없었다.
여기까지 모인 사람들이 그 기업에 대한 정보를 굳이 거기에서까지 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둘째로 지난 3년간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강연자들에 대한 만족도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일단 강연자들은 크게 기업의 실무자 분들과 대학의 교수님들로 나눌 수 있는데, 실무자분들의
강연을 듣다 보면 솔직히 PT자료는 인터넷 조금만 뒤지면 나올 자료들 뿐인데다가 본인들의 기업에서
실제적으로 쓰여지는 기법들을 소개하는게 아니라 그 PT자료를 읽는 수준정도였고, 사례나 좀 더 자세
한 질문이 나오더라도 교묘히 돌려 다른 이야기를 하고 끝을 맺는다.
거기다 그 오랜 경력으로 수 많은 강연을 했을텐데 단조로운 목소리로 일관하는 모습이 매우 성의없어
보였다. 그러나 교수님들의 강연은 대부분 PT자료 개인의 강연 특성에 맞게 만들었거나, 강연 모습도
매우 열정적이고 유쾌했다.
셋째로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직원들의 서비스가 그리 좋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컨퍼런스를 잘
운영하기 위해 바쁘게 뛰며 열심히하는 모습들은 보였으나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부정적이다.
일단 첫째날 8시 30분 넘어 사람들이 등록하기 위해 줄을 섰지만 직원들은 어떻게 할지도 몰라 우왕좌
왕하고, 비좁은 장소에 사람들이 모이지만 직원들마저도 오가며 툭툭 건드리며 지나가는 것은 안될 행
동이라고 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목에 뭘 걸면 두통이 오기에 회사에서 사원증도 목에 못 거는데, 물
론 그 분들은 알리 없지만 그렇다고 강연장에 들어가는데 여직원분이 짜증나는 목소리로 '명찰 거셔야
되요!'하고 소리치는 것에 순간 어찌나 무안하던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좋게 말할 수도 있었을지 않을
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매시간 특히 점심시간 그 많은 사람들의 원할한 식사를 돕기위해 동분
서주하던 모습에 감사드린다. 그러면 다음으로 강연을 들었던 세션들을 간략히 정리하여 보고자 한다.
9월 29일 수요일 1st Day
기조강연
교육의 시작에서 진행의 과정을 매무 힘있는 목소리로 잘 강연을 해 주셨다.
교육의 단계를 1단계 태아, 2단계 정규교육, 3단계 직무교육, 4단계 기업가정신과 혁신, 5단계 노동시
장 이렇게 단계에 걸친 상황에 따른 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설득력있게 강연을 하시는데 매우 만족
스런 강연이었다.
Session 1 - Track D
원래는 EBS사장이신 곽덕훈사장님의 PT자료인데 갑작스런 남미방문으로 인하여 대신 강연에 나오셨다
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PT자료는 만족스러운 편이었으나 강연내용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너
무 방송사 광고에 힘을 쏟으시는 것 같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강연은 본인의 자료가 아니어서 그런지
깊이 들어가지 못하다 보니 유머를 적절히 사용하시는 것 같았다. 만약 본인의 자료로 강연이 진행되었
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Session 2 - Track C
휴넷의 대표이사이신데 본인의 경험에 맞추어 강연이 진행이 되었다.
PT자료도 많이 신경을 쓰신 것 같았다. 그리고 기업의 윤리에 대해 매우 강조를 하신다.
이제는 도덕이 결여된 기업은 장차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다.
Session 3 - Track D
전혀 몰랐는데 아나운서 출신이시라고 한다. 그것도 메인앵커셨다고 하는데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기업
실무자분들 강연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강연이었다.
아나운서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강연에 대한 열정이 있으셨던 것 같다. 전달력이 매우 훌륭하시다.
그리고 코칭에 대한 막연했던 것이 좀 뚫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길이 더 험난하다는게 확실히
보였다. ^^;;
9월 30일 목요일 2nd Day
기조강연
강사: 안철수 석좌교수 / 한국과학기술원
내용: Convergence 시대의 인재들에게 필요한 다섯가지 마음가짐
정말이지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분이다. 이 시대 당연히 존경 받아 마땅한 분이지 않은가 생각한다.
강연내용의 다섯가지 마음은 Broadmindedness, Communication, Positive thinking, Continuous learning,
Pushing the limit 이렇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잘 안되는 것에 강조를 많이 하셨다.
그런데 강연은 곧은 자세로 1시간 30분 동안 별 미동도 없이 서서 너무나 단조로운 목소리로 일관하시
는데 가만히 듣고 있기 좀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또 언제 이러한 분의 강연을 접할 기회가 있겠나 하는
생각에 열심히 들었다.
Session 1 - Track B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강연이었다.
PT자료는 다각도로 성의 있게 준비하신 것 같은데, 강연하시는 모습이 좀 실망스러웠다.
지난 17년(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을 기업교육에 매진하셨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강연도 수십번을
하셨을텐데 마이크도 입에서 멀리 떨어진 자세로, 작은 목소리로 별다른 변화도 없이 조용조용 이야기
를 하시는데 좀 그랬다.
Session 2 - Track B
강사: 유영만교수 / 한양대학교
내용: 3.0시대를 주도하는 브리꼴뢰르형 인재: 다빈치처럼 생각하고 맥가이버처럼 행동하라
솔직히 이분에 대해 몰랐다. 그런데 같이 간 분이 엄청 칭찬을 하시는데 안 들어볼 수가 없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들어본 강의 중 개인적으로는 최고였다!! 정말 듣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촌철살인적인 언변으로 어찌나 자신감이 넘치시는 모습으로 강연을 진행하시는데 너무나 즐거운 시간
이었다. 그래서 저녁 때 귀가하면서 바로 트위터로 감사 인사를 드렸더니 팔로잉까지 해주셧다. 큰 영광
이다! 진심으로 이번 강연을 듣고 그동안 어지럽게 엉켜있던 실타래가 반쯤 풀린 기분이다.
안교수님도 그렇지만 폰카로 찍은 사진이라 많이 흐리다. 그래도 제일 앞자리였는데
Session 3 - Track B
강사: 손욱교수 / 서울대학교
내용: 한국형 리더십의 원형 세종리더십의 3가지 코드
졸았다. 정말 끝까지 버텨보려고 했는데, 순간도 아니고, 깜짝도 아니고 언제 졸았는지 서서히 눈을 뜨
는 나를 느꼈다. 어찌나 말씀을 단조롭고, 천천히 하시는지, 거기다 목소리자체가 편한하신건지? 대부
분의 사람들이 조는 모습을 볼 수 가 있었다. 하지만 강연내용의 세종대왕에 대한 리더십은 확실히 꼭
배우고 따라해야할 리더십인 것 같다.
10월 1일 금요일 3rd Day
기조강연
처음 기조강연하신 분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매우 좋았던 강연이었다. 교육에 있어 꼭 필요한 성과에 대
한 부분을 적절하게 잘 설명하여주셨다. 그리고 교육으로 사람을 바꾸는게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고 사
람을 교육시켜야하신다는 말씀 사람은 죄가 없단다. 모든게 시스템의 문제이지
Session 1 - Track C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액션러닝을 도입한 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강연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다.
PT자료도 강연내용도 모두 성의없어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자료는 인터넷을 뒤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뿐이었고, 강연도 무덤덤한 모습으로 쭉 진행하시는데 남는게 없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느분의 질문들에도 속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고, 묘하게 피하는 듯한 인상이 들었다.
Session 2 - Track B
최연소 임원이시라는데 아우라는 있어 보였다.
강연은 매우 열심히 하시려는 모습은 보였는데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역시나 자료나 강연내용이나 실제적인 접근이나 사례보다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내용들뿐이라고나 할
까?! 인포멀에 대한 것으로 코칭, 퍼실리테이터, 멘토링에 대해 설명을 하셨지만 이 곳에 모인 사람들
정도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개념정도에 대해서 겉만 핥다가 끝난 것 같다.
Session 3 - Track B
어릴 적 너무나 큰 추억으로 남아계신 배추머리 김병조 아저씨!
이제는 교수님으로 돌아오셨는데, 이번 강연에서는 솔직히 HRD와 크게 연관짓기가 힘이 들지만, 그래
도 이렇게 자신의 인생을 가지고 만인의 앞에서 가르침을 줄 수 있다는게 너무나 멋진 강연이었다.
앉아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이 누적된 3일간의 일정에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시원한 음료와도 같았
던 좋은 마무리였다.
그리고 인상적인 것은 강연을 하시는 그 모습이었다. 딱히 힘이 넘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강연장을 휘어
잡고 진행하는 스피치 실력은 확실히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써 배워볼만한 것이었다.
이번 강연을 다 듣고나서 아쉬운 것은 끝까지 고민하다가 도움이 될 만한 강연을 들어야겠다 싶어 포기
하였던 '구본형 소장'님의 강연을 듣지 않은 것이다.
바로 옆 강연장이었는데 매우 유쾌한 분위기가 벽 너머로 계속 전해져 왔고, 들은 사람들 역시 좋았다는
칭찬들이다.
이상으로 컨퍼런스에 대한 소감을 마치고, 다시 한번 이 내용들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매우 객관적인 내
용의 글들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내년부터는 강연자들의 좀 더 성의 있는 강연과, 주최측의 서비스가 나아지길 기대한다.
첫 참가이지만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을 보니 어느 정도 교육에 대한 지식이 갖추어져 있고, 인사쪽 담당
자가 많아 행사나 의전에 있어서도 그리 낮지 않아 보이니 그 수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더 발전하기는 힘
들다고 본다. 그리고 교육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할 컨퍼런스라고 생각한다!!
메인홀 모습 너무나 비좁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옆으로 돌면 또 다른 강의장들이 있지만 역시 그래도 많이 붐빈다.
촌놈 별거 다 해봤다. 동시통역 수신기
컨퍼런스 카달로그와 강연 시 필요한 책
김병조 교수님이 직접 쓰신 명심보감 구절들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화구연 교육을 수료하고나서 (0) | 2010.10.17 |
---|---|
추억이 머무는 곳에서 (0) | 2010.10.03 |
쌍 무지개 (0) | 2010.08.06 |
설경구형님 만난 이야기 (0) | 2010.07.02 |
아이디어 책갈피 (0) | 201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