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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황소처럼
12월 말에 태어나 아직도 5살 같은 6살의 우리 아들 어느날 어린이집에서 맞고와 너무나 슬퍼하던 아들을 보고, 들끊는 부성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아들에게 등을 내주며 주먹과 발차기를 연습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다음날 아이들이 집에 다 돌아오고 뭔가 뿌듯해하는 아들이 이상해보였다는 엄마의 증언과 저녁 때 어린이집에서 걸려온 선생님의 전화 한통화 '오늘 친구 얼굴을 제대로 한방 먹였다는' 소식 아~ 이걸 기뻐해야 할지? 민망해야할지? 아니면 죄스러워해야하는지? 갈등 아닌 갈등이 온다. 그래도 그 뒤로 절대 맞고 오지 않는 아들을 보면 자랑스럽기도 하여 좋기는 했는데 이런 또 다시 걸려온 전화 한통화 '같은 반 여자친구가 장난감을 뺏길래 그 여자애 몸을 주먹으로 내질렀다는' 소식 그제서야 사태..
매우 감격적인 날이다. 작년 10월 회사 동생으로부터 장수풍뎅이 애벌레 6마리를 분양 받고서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던지 난 이상하게 식물은 한달 못가 죽이기 일쑤고, 애완동물도 기르다 지치고 동물에게도 못 할 짓이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잘 돌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정기적으로 톱밥을 통째로 싹 갈아주고, 일주일에 한번씩 분무기로 물도 충분히 뿌려주고 했다. 정말 지금까지 이전의 나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신경 쓴 관리였다. 이번엔 한두마리다도 제발 살아주길 기대하며 말이다. 그런데 3월 초 개인적으로 심경에 큰 변화를 주는 일이 생기고, 모든게 무력해지기만 했다. 그래서 또 장수풍뎅이의 존재를 한달을 넘게 잊고 살았다. 다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