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황소처럼
장수풍뎅이 드디어 성충이 되다! 본문
매우 감격적인 날이다.
작년 10월 회사 동생으로부터 장수풍뎅이 애벌레 6마리를 분양 받고서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던지
난 이상하게 식물은 한달 못가 죽이기 일쑤고, 애완동물도 기르다 지치고 동물에게도 못 할 짓이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잘 돌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정기적으로 톱밥을 통째로 싹 갈아주고, 일주일에 한번씩 분무기로 물도
충분히 뿌려주고 했다. 정말 지금까지 이전의 나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신경 쓴 관리였다.
이번엔 한두마리다도 제발 살아주길 기대하며 말이다.
그런데 3월 초 개인적으로 심경에 큰 변화를 주는 일이 생기고, 모든게 무력해지기만 했다.
그래서 또 장수풍뎅이의 존재를 한달을 넘게 잊고 살았다.
다행이 아내가 가끔 물을 주긴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난 장수풍뎅이에 톱밥을 좀 갈아줘야 하나 하고 들여다보니 뭔가 이전과는
다른 기분이 들어 사육통을 들여보고 이전과는 다르게 조심조심 톱밥을 덜어내다 보니 허걱 커다란 구
멍 안에 들어 있는 장수풍뎅이 성충이 꼼지락꼼지락 거리고 있다.
세상에 이게 왠일이니! 신경도 못 써줬는데 이렇게 잘 자라주다니, 기특한 녀석들!
그래서 서둘러 전에 키우다 실패한 달팽이 사육통이 좀 작긴 했지만 일단 먹이통을 놓고 젤리를 놓은
다음 다시 조심해서 톱밥을 걷어내며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를 옮기기 시작했다.
기분 좋으라고 새 톱밥도 좀 깔아주니 녀석들 정말 좋은지 톱밥에서 뒹굴기 시작한다.
지난 10월 분양받았을 때 장수풍뎅이 애벌레들, 좀 징그럽다 ^^;;
인터넷으로 큰 사육통과 톱밥을 충분히 구매해서 집을 만들어주니 다들 숨느라 바쁘다.
오~ 어느새 성충으로 변한 장수풍뎅이 너무나 신기하고 신기하다!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가 성충이 되었다. 새로운 세상에 아직은 어색한 녀석들
그런데 톱밥을 걷어내는데 3마리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
불안해지는 마음에 더 조심해서 톱밥을 조금씩 걷어내는데 오호~ 녀석들 다 있었다.
3마리는 아직 번데기 상태이지만 다들 톱밥 제일 밑에서 꿈지럭 거리고 있었다.
안그래도 번데기 상태를 보지 못해 좀 서운했는데 이렇게 있다니.
일단 아이들이 너무나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에 정말이지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설명서를 다 읽어보니 이제부터가 더 걱정이다.
애벌레일때는 한달에 한번 톱밥만 갈아주고 가끔 물만 뿌려주면 됐는데 성충은 먹이도 3~4일에 한번
씩 갈아주어야 하고, 톱밥도 정기적으로 갈아주어야 하고, 싸우면 분리도 해주고 거기다 제일 걱정은
알을 낳는 것이다. ㅡㅡ;;
이 녀석들도 벅찬데 새끼까지 감당을 어찌 하누 하지만 일단 잘 돌봐주어야겠다. 그리고 이웃에 분양
도 좀 하고 수컷 1마리, 암컷 1마리 남기고 다 분양해야지 ^^;;
보아하니 수컷 1마리, 암컷 2마리인 것 같다. 이 녀석들은 다시 톱밥에 잘 넣어 주었다.
성충이 되면서 벗어버린 번데기 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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