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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만들기

샤우트써니 2010. 4. 23. 22:27

서양에 샌드위치가 있다면 우리는 김밥이 있다.

대체로 일본의 김초밥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긴 하지만, 거기서 더 발전 된 모습을 보이는게

우리 김밥이 아닌가 싶다.

일본 김초밥은 안에 재료를 단순히 하나에서 두개 정도인데 김밥은 재료가 서너개는 기본이고

많게는 10가지 정도까지도 들어간다.

어쨋든 김밥은 초등학교 (당시 국민학교)시절 부터 소풍의 대명사였고, 특별한 날이 아니면 먹기

힘든 최고의 요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흔하고 정말이지 별의 별 이상한 김밥이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그리고 김밥은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영양식이 아닌가 싶다.

 

간만에 김밥을 싸봤다.

예전에는 심심하면 싸 먹고는 했는데, 대강 싸 먹는게 싫어 온갖 재료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하다보니 김밥 하나 싸면 반나절 다 가고 진이 빠져 한동안 멀리하고 주로 사다 먹고는 했다.

그런데 아들이 김밥 싸고 싶다는 얘기에 좋다! 그냥 간단하게 함 싸보자 하고, 간단히 준비하여

김밥을 만들어서 가족들과 즐거운 식사를 했다.

 

본인으로서는 정말 간단하게 준비한 김밥 재료들

(양념한 밥, 김, 단무지, 절임오이, 맛살, 햄, 지단)

평소에는 여기에 참치, 마요네즈, 깻잎 및 당근 또는 시금치를 더 준비한다.

 

 김밥을 만들 때 제일 중요한 점은 역시 터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특히 참치김밥을 만들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전에 잠시 종사했던 김밥업체는 김밥 김에 밥을 펴고 재료를 올리기 전에 김을 반으로 잘라 밥위에

먼저 올린 후 그 반김 위에 재료를 다 올리고 마요네즈를 뿌린 후 그 위에 깻잎으로 덮어주니 마요

네즈가 새지도 않고, 김밥을 말 때 손에 잘 뭍지도 않는다.

또한 그 반김이 재료들이 흩어지지 않게 하는 역활도 하고

 

김은 구멍이 없는 단단한 것으로 준비하고, 밥을 골고루 잘 펴야 한다.

 

어릴 때 김밥을 먹으면서 제일 좋았을 때는 통째로 들고 먹을 때였다.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과 꼭 뭔가 대단한 것을 소유한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먹다보면 잘리지가 않아 쑥 딸려 나오는 시금치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너무나 좋았었다.

먹다보면 이상하게 두줄만 먹으면 배가 꽉 차, 낱개로 먹을 때보다 적게 먹는 것 같았지만서도

 

꾹꾹 눌러서 흩어지지 않고, 터지지 않게 단단하게 잘 말아야 한다.

 

또 왠지 김밥은 꼬다리 부분이 제일 맛있었던 같기도 했다.

일단 속재료가 꼬다리 부분이 더 많아보이기도 해서 그랬던 것은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예전에 꼬다리김밥 전문체인점도 생겨서 꽤 성공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김밥을 썰기 전 김밥 위에 참기름을 바르거나,

칼에 물을 약간 바르면 모양이 망가지지 않고 이쁘게 잘 썰린다.

(이건 아내가 내가 김밥 싸는 동안 썰었다. 내가 썬게 아니다! ^^;;)

 

입맛 없을 때, 너무나 바쁠 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우리의 패스트푸드, 그러나 서양과 달리

영양까지 만점인 너무나 기가막힌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음식도 김치와, 장 종류와 함께 우리나라 음식으로 널리 알려야 하는데 말이지

아마 서양의 채식주의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지 않을까 싶다.

 

통째로 들고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지.

 

오늘 김밥을 싸게 된 것은 앞서도 말했지만 아들 때문이다.

이 녀석이 6살이 되면서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궁금한 것도 많지만 이 전의 일들을 서서히

잊어간다.

선생님이 아들보고 김밥 싸본적 있냐고 하자 이 놈이 먹어본 적도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하기에

이르러 이렇게 수고를 하게 되었다.

 

정성들여 재료를 올리고 있다. 그런데 순간 아차 이녀석 손 안 씻었지 하는 생각이 ㅡㅡ;;

(아주 재료를 주물럭 주물럭 거리면서 올렸는데)

 

이렇게 야무지게 잘 할줄은 몰랐다. 정말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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