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가 젖어드는 세번째 감동
아빠라는 명칭을 부여 받은지 6년 째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힘들기는 하지만, 그 힘든 시간을 항상 날려버리는 크고 작은 감동이 이어진다.
처음 아들이 태어났을 때 솔직히 기다리던 아이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자연분만을 고집하던 나의 똥고집이 가장 문제였겠지만 그걸 하나 못 나오는 아들놈이 답답하기까지
했다. 3일동안 진통을 하면서 15명의 산모가 들어오고 나가는걸 보는 아내가 너무나 안쓰럽고 당시
나의 잘못은 생각지도 못하고 아들놈이 원망스럽기만했다.
그러나 막상 세상에 태어난 그 녀석을 본 그 감동의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정말 이 녀석이 내 아들이란 말인가? 사내녀석이 어찌나 이쁘게 태어났는지, 주름살 하나 찾아볼 수
없고, 허연게 그동안 사람들로부터 듣던 외계인 같은 갓난아이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참고로 우리 딸은 지금은 나아졌지만 외계인이었다. 그것도 앞날이 깜깜할 정도로 ^^;;)
그러나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냥 막연하게 내 아들이니까 키우나보다 아이가 웃을 때 너무너무 이쁘기
는 하지만 정말 내 아들이라는 실감이 나지는 않았다.
허나 어느날 회사에서 돌아오니 '엄마'라는 말보다 '아빠'라는 말을 먼저 하는 녀석을 보고 어찌나
가슴이 벅차던지 정말 이 녀석이 내 아들이구나 싶은게 가슴 한 구석 가득 찡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언제나 헌신적인 나의 아내가 '아빠'라는 말부터 가르쳤더군
아이는 커가고 드디어 미운 살이 박히기 시작하는 때가 왔다. 조그만 녀석과 시작된 전쟁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ㅋㅋㅋㅋ
이제 6살이 되었고 작년만 해도 어린이집 선생님이 만들어 준 카네이션 하나 들고 왔는데 이번엔
그 조막만한 손으로 50%이상은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들고 와 가슴에 달아주려는 녀석을 보니 다시
또 눈가가 젖어든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고, 종이를 접어서 만든 카네이션
아마 내일이 평일이었다면 아들이 만들어 준 카네이션을 들고 회사로 출근하는 전형적인 팔불출
아빠의 모습을 연출했겠지 민망하겠지만 그래도 너무나 즐거워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