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일본 도쿄 고탄다
출장관계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일본을 총 4번째 방문인데 이번을 제외하고는 공항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처음엔 뉴질랜드를 가기 위해 하네다에서 환승하고, 두번째는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오기 위해
환승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공항호텔에서 자기 위해 공항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잠든 시간일 정도로 어두웠고 다음날 일어나서도 새벽 같이 탑승해야 해서 버스 타본 것 외에
아무것도 없어서 일본에 다녀왔다 말하기도 민망하다.
세번째는 회사에서 급한 서류관계로 하네다공항에서 서류만 전달 받고 다시 한국으로 복귀한게
다였는데 이번엔 어쩌다보니 주말까지 껴서 일본을 구경해 볼 수 있는 하루의 행운이 생겼다.
5월 11일 4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2시간여를 날아 도착하고 '고탄다'라는 지역까지 전철을 타고
이동했는데, 어느 나라를 가면 꼭 그 나라 대중교통을 이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일본어를 전혀 못하지만 공항이라 그런지 다행히 한국어를 잘 하시는 분도 계시고 해서 안내를 받아
탑승은 했지만 '시나가와'라는 곳에서 환승을 하는데 고생 좀 했다.
이 시스템에 적응하면 매우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환승하는데도 다시 개찰구를 통해야 한다는 것과
하나의 선로에 각기 다른 라인의 전철이 다닌다는 것에 그 주변에서 꽤 오래 서성거렸던 것 같다.
그래도 친절한 승무원들 덕에 잘 환승해서 고탄다에 있는 호텔에 짐을 풀고 일본에서 지내는
지인과 늦은 저녁 겸 술 한잔 하기 위해 '시부야'로 향했다.
우리나라는 소음으로 인해 역 주변을 모두 방음벽으로 막아 버리는데 고탄다역에 내리니 사방이 뻥
뚫려 있어 무척 신기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보기 좋은 광경이랄까?!
여기 고탄다는 상업지구라고 해서 그런지 역 주변이 온통 사무실과 호텔들이 즐비하다.
시부야는 영화나 만화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엄청 큰 건널목이 있는데 그 건널목을 또 어마어마한
인파가 가득채워 건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리고 본인이 보기엔 충분히 한국보다 밝은 것 같은데
원전중지로 전력을 아끼기 위해 밝기를 줄였다는데 휘황찬란한 밤거리는 서울 그 어느 거리보다도
밝아 보였다.
첫날은 시간도 늦고 피곤이 몰려오다 보니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였지만 나름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의 새로움은 매우 짜릿함을 안겨준다.
둘쨋날 바뀐 잠자리에 숙면도 취하지 못하고 일찍이 일어나 방에서 꿈지럭거리다가 불과 5분 거리
떨어져있다는 사무실에 첫 방문이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일찍 도착해 책이나 읽으며 기달리까
하고 8시쯤 나섰는데 헉! 30분을 걸어도 강이 나올 생각을 안한다.
분명 구글지도까지 프린트해왔는데 뭔가 이상하기에 마침 나타난 작은 파출소 같은 곳에서 길을
물어보니 강을 오른쪽에 두고 계속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
안내에 따라 강방향으로 5분여 가서 다시 20여분을 따라 내려가 간신히(?) 회사를 찾을 수 있었다.
그 덕에 일본거리 여기저기 둘러볼 수는 있었으니 뭐 어거지로 위안 하나 삼아본다.
재미난 것은 골목 곳곳에 작은 주차장들이 있는데 대부분 노란 간판이 꼭 있는데 흠.... 정말이지
너무 몰랐다. 저걸 '리미즈'라고 읽고 그게 뭐냐고 물어봤다니 헐~ ^^;;
젠장 글자 위 문양이 글자 중 하나인 줄 알았나 ㅡㅡ; '타임즈'라고 주차체인점 같은 형식이란다.
길을 헤매이다 만난 골목은 주택들도 꽤 좋아보이고 차량 10대 중 1대는 외제차량인데, 일본은
자국차 출고기간이 몇개월씩이나 걸리고 외제차와 가격도 크게 나지 않아 많이 탄다고 하네
우리나라처럼 외제차 탄다고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도 없는 것도 이유이기도 하다고 하고 말이다.
역시 모든 진실은 교실과 책 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다.
실제 현장에 찾아가보고 발로 거닐며 두 눈으로 보고, 질문을 해야 더 빠르고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강을 바로 옆에 두고 30여분을 찾아 헤매다니...
이 정도 길치도 아니거니와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도 길을 잃어 본 적이 없는데 우째 그랬는지 참나...
하긴 발리에서 '니꼬발리'와 '인꼬발리'의 발음 부제로 인하여 택시가 정반대 방향으로 간적은 있다.
빌딩 위에 사당이 있는 것도 독특했고, 역시 자판기의 천국 일본이라더니 자판기 정말 너무 많다.
전철역에서는 터치식 자판기도 봤는데 꽤 멋있었다.
코탄다역에 8층짜리 쇼핑센터가 있어 그 중 지하와 1층은 마트라서 거기서 물이나 맥주 같은 것을
구입하고는 했는데 양복 입고 퇴근 중에 장을 보는 샐러리맨의 풍경도 신기했고, 전체적인 마트의
풍경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 주려고 과자와 너무나 맛있는 일본카레 좀 샀다고 생각했는데 4천엔이 넘게 나왔다.
우리돈으로 자그만치 6만원 정도인데 우리나라 물가가 아무리 올랐어도 두세배는 충분히 샀을텐데
그리고 우리나라 과자 대부분이 일본과자를 베낀 것이라더니 포장까지 어쩜 저리 똑! 같을까 하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선물은 대부분 아사쿠사에서 샀는데 나중에 공항 면세점에 가니 비슷한 제품이 비슷한 가격에 판매
되고 있었다. 특히 스노우볼은 가격도 같아 무겁게 들고 다닌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또 씁쓸하다.
그래도 열쇠고리나 휴대폰고리는 아사쿠사가 훨씬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일본의 다른 여행지는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하나씩 올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