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추억이 머무는 곳에서

샤우트써니 2010. 10. 3. 10:22

회사에서 임원이 병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3일간 빈소를 지키고 장지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화장터와 납골당을 가게 되었는데 매번 선산에서 상을 치를 때와는 사뭇 그 분위기와 기분이 달랐다.

그런데 그 곳에서 우연히 보게 된 한 재떨이가 그냥 눈에 띄었다.
별거 아닐 수도 있고,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인생의 모든 것이 멈추어 이제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곳에서
한 켠에 놓여진 재떨이에 관리가 잘 안되는지 굳어버린 흙 위로 나온 클로버 잎과 그 가운데 절묘하게 놓여진 담배꽁초가 눈길을 끌었다.

굳어버린 흙은 더 이상 연장이 되지 않은 삶 같았고
놓여진 하나의 담배꽁초는 남겨진 자들의 한 숨 같았다.
그리고 세잎클로버들의 모습은 그 의미처럼 그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는 그런 생각
참 이런 때 글 쓰는 실력 좀 있으면 멋지게 포장을 했을텐데 아쉽네
어쨋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그런 순간이었다.

참고로 담배를 피지 않는다. 냄새로 인해 담배 잡는 것 조차 싫어한다.
물론 청춘이 시작되던 시절 피었으나 도저히 그 냄새가 싫어 자연스레 끊게 되었다.
그러므로 저것은 연출된게 아니다. 나 왜 이런 변명이나 하고 있지 흠.... 아직 멀었다.